웃사의 죽음, 그 만의 책임인가?(삼하 6:1-8)

조회 수 35135 추천 수 0 2016.11.18 14:06:04

웃사의 죽음, 그 만의 책임인가?(삼하 6:1-8)

 

구약에서 충격적인 죽음 가운데 하나는 웃사의 죽음이다. 웃사가 수레에 법궤를 싣고 가던 도중 소가 뛰기 시작하였고 그로 인해 수레에 실려있던 법궤는 흔들리고 있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웃사는 흔들리는 법궤를 고정시키려고 그것을 만지다가 하나님의 진노를 사서 급사를 하고 말았다. 삼하 6:1-8에 등장하는 이런 웃사의 죽음은 과연 무엇을 강조하는가? 본문은 법궤의 이동을 책임 맡은 웃사의 부주의를 부각시키고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웃사는 수레에서 떨어지려는 법궤를 그냥 바라보아야 하는가? 웃사의 죽음에 대한 이런 접근은 뭔가 석연찮은 느낌을 던져준다. 웃사의 죽음은 과연 웃사 그 만의 잘못 때문인가? 다른 누구가의 책임은 없는 것인가?

 

본문의 전후 맥락에서 본 법궤 이동

 

삼하 6:1-8은 다윗의 법궤 이동에 초점을 두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왜 다윗은 법궤를 예루살렘으로 이동하려고 하는가?”이다. 원래 법궤는 블레셋 족속들에게 빼앗겼지만 법궤 앞에서 부러진 다곤신상 사건(삼상 4)으로 인해 결국 기럇여아림이라는 이스라엘 지역으로 다시 옯겨진다(삼상 7:1-2). 기럇여아림 사람들은 아비나답의 아들 엘르아살을 구별하여 다윗의 때까지 줄곧 법궤를 지키게 하였다. 다윗이 왕위에 등극하여 이방민족들을 물리치고 예루살렘을 정복하였을 때, 그는 명실상부한 이스라엘의 절대적 권력의 자리에 올라서게 되었다. 그러나 다윗은 뭔가 한 가지 부족한 것을 느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법궤의 부재였다. 다윗은 예루살렘을, 종교적 도시로 확고히 세우기 위해 법궤의 귀환을 절감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법궤를 예루살렘으로 옮기기 위한 작업을 감행하였다. 이 법궤의 이동은 다윗의 통치의 최고 클라이맥스라고 볼 수 있었다. 법궤의 귀환으로 인해 다윗의 권력은 절대적인 위치를 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웃사의 죽음으로 인해, 이런 다윗의 계획은 하루 아침에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인가?

 

하나님보다 앞서간 다윗

 

웃사의 죽음은 웃사 그 만의 탓은 아니다. 본문의 문맥은 웃사보다도 다윗의 문제를 더 부각시킨다. 법궤의 이동을 다루는 삼하 6:1-8의 앞 문맥은 다윗과 블레셋과의 전투를 다룬다. 여기서 우리는 다윗이 블레셋과 싸워 이길 수 있었던 비결을 분명히 발견할 수 있다.

 

다윗이 여호와께 여쭈니 이르시되 올라가지 말고 그들 뒤로 돌아서 뽕나무 수풀 맞은편에서 그들을 기습하되 뽕나무 꼭대기에서 걸음 걷는 소리가 들리거든 곧 공격하라 그 때에 여호와가 너보다 앞서 나아가서 블레셋 군대를 치리라 하신지라 이에 다윗이 여호와의 명령대로 행하여 블레셋 사람을 쳐서 게바에서 게셀까지 이르니라”(삼하 5:23-25)

 

다윗이 블레셋을 쉽게 무찌를 수 있었던 것은 그가 하나님께 아뢰었기 때문이다. 다윗이 어떻게 싸워야 할지를 하나님께 물었을 때, 하나님은 구체적으로 싸움의 방식을 알려주셨고, 다윗은 그 방식대로 전투에 임하여서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그런데 이런 대승을 거둔 다윗은 곧바로 법궤의 이동을 추진한다. 놀랍게도 전투를 위한 방식을 구체적으로 하나님께 아뢰었던 다윗은 법궤의 이동을 위해서는 전혀 하나님께 구하지 않는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다윗이 법궤를 이동할 때 지켜야 할 하나님의 지침을 전혀 준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법궤를 이동할 때 지켜야할 규례는 다음과 같다.

 

금 고리 넷을 부어 만들어 그 네 발에 달되 이쪽에 두 고리 저쪽에 두 고리를 달며 조각목으로 채를 만들어 금으로 싸고 그 채를 궤 양쪽 고리에 꿰어서 궤를 메게 하며”(25:12-14)

 

진영이 전진할 때에 아론과 그의 아들들이 들어가서 칸 막는 휘장을 걷어 증거궤를 덮고 그 위를 해달의 가죽으로 덮고 그 위에 순청색 보자기를 덮은 후에 그 채를 꿰고”(4:5-6)

 

여기서 법궤는 반드시 레위인들의 어깨에 메어 옮겨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그러나 다윗은 이 규례를 깨뜨리고 말았다. 다시 말해 다윗은 레위인의 어깨에 메어 법궤를 옮기기보다는 수레에 실어 이동시켰다. 만약 다윗이 하나님의 규례에 따라 법궤를 레위인의 어깨에 메고 옮겼다면 웃사의 죽음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다윗은 크게 두 가지 잘못을 범하였다. 첫째, 법궤 이동과 같은 중대한 문제를 시행하기 앞서 전혀 하나님께 그 뜻을 묻지 않았고, 둘째, 법궤 이동에 반드시 필요한 하나님의 지침을 완전히 무시하였다. 추후에 다윗이 다시 법궤를 옮겨올 때 사람들로 하여금 법궤를 메고 이동시킨 것을 감안해 볼 때(“다윗과 온 이스라엘 족속이 즐거이 환호하며 나팔을 불고 여호와의 궤를 메어오니라”[삼하 6:16]), 법궤를 메지 않고 이동시킨 그의 잘못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웃사의 죽음은 웃사 한 사람의 잘못이 아니라 다윗의 실수를 더욱 부각시켜준다.

 

목회적 적용

 

블레셋과의 전투에 앞서 하나님께 먼저 아뢰었던 다윗은 법궤를 이동하는 중차대한 일을 시행할 때에는 전혀 하나님께 묻지 않는다. 아마도 다윗은 전쟁의 승리에 도취되어 법궤 이동을 통한 자신의 통치확립에 더 관심을 쏟은 나머지 하나님의 뜻과 규례에 신경을 쓰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실로 웃사의 죽음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뜻보다 앞서갔던 다윗의 문제를 돌아보게 한다. 그러므로 웃사의 죽음에 대해 설교하는 목회자는 웃사의 죽음을 다루는 삼하 6:1-6이 웃사 한 사람의 책임이 아닌, 다윗의 문제도 함께 부각시키고 있음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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