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를 아는 지식의 결핍, 누구의 책임인가?

조회 수 39417 추천 수 0 2015.02.12 23:45:24

여호와를 아는 지식의 결핍, 누구의 책임인가?
-호 4:6을 중심으로-


최근 기독교윤리실천운동에서 2013년을 기준으로 한국의 대표적인 종교단체의 신뢰성에 관한 설문조사의 결과를 발표하였다. 이 조사보고서는 가장 신뢰하는 종교로서 카톨릭(29.2%), 불교(28.0%), 기독교(21.3%), 유교(2.5%), 원불교(1.3%), 기타종교(0.6%)의 순으로 발표하였다. 이와 같은 설문조사는 어느 때보다도 한국 교회의 신뢰도가 바닥을 치고 있음을 알려준다. 여기서 지적되는 여러 문제점들은 교회 지도자들의 리더십과 깊이 결부되어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흥미롭게도 호 4:4-10과 같은 본문은 제사장과 같은 지도자들의 부패와 그 심각성을 비판하며 리더십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호 4:4-10의 청중을 제사장으로 보지 않고 이스라엘로 이해하여 호 4:6에서 제기되는 여호와를 아는 지식의 결핍의 원인을 이스라엘 백성에게서 찾는다. 또한 목회자들은 종종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백성들의 무지를 지적할 때마다 호 4:6을 인용하곤 한다. 그러나 필자가 호 4:6의 전후 문맥을 살펴본 결과, 호 4:6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문제와 직접적 연관성을 갖지 않는다. 나아가 호 4:6에 언급되는 여호와를 아는 지식의 결핍의 근원적 문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직접적으로 적용시킬 수 없다. 오히려 호 4:6에 나타난 여호와를 아는 지식의 결핍의 근원적인 문제는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인식되는 제사장의 직무태만과 깊은 연관성을 갖는다. 호 4:6의 의미를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호 4:6의 구조와 문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호 4:6의 전후문맥과 청중의 이슈


비록 호세아서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서로 다른 구조분석을 소개하지만, 대체로 호 1-3장과 호 4-14장을 구분하고 있다. 다시 말해 호세아서 전체는 전반부를 구성하는 호 1-3장과 후반부를 구성하는 호 4-14장으로 크게 구분될 수 있다. 또한 호 1-3장은 호세아의 결혼과 재결합의 주제를 중심으로 교차대구를 이루고 있으며, 호 4-14장은 크게 호 4-11장(MT 4-11:11)과 호 12-14장(MT 11:12-14:9)로 나뉘며, 이 두 단락은 다시 더 작은 소 단락들로 세분화될 수 있다. 이와 같은 구조분석에 의하면, 호 4장은 호세아서 후반부의 첫 도입부에 해당되며, 불순종한 이스라엘과 제사장 그룹에 대한 심판의 메시지의 첫 시작을 알린다. 더욱이 호 4장은 고소와 심판선언의 이슈를 중심으로 1-3절, 4-10절, 11-19절로 세분화될 수 있다. 호 4:1-3은 이스라엘에 대한 비난을, 호 4:4-10은 제사장들에 대한 비난을, 호 4:11-19은 이스라엘의 우상숭배에 대한 비난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필자가 제안하는 호 4장의 구조는 다음과 같다.


A. 이스라엘에 대한 비난(1-3절)
       a. 고소(1-2절)
       b. 심판선언/저주(3절)
B. 제사장에 대한 비난(4-10절)
      a. 고소(4-6절)
      b. 심판선언/저주(7-10절)
C. 우상숭배에 대한 비난(11-19절)
      a. 고소(11-14절)
      b. 심판선언(15-19절)


특히 호 4:4-10에 속하는 호 4:6은 여호와를 아는 지식의 결핍의 문제를 심각하게 지적한다. 그러나 호 4:6은 이 지식의 결핍의 원인이 무엇이며, 근본적으로 누구의 책임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분명하게 밝히지 않는다. 피상적으로 볼 때 호 4:6에서 여호와를 아는 지식을 상실한 비난의 대상은 일반 백성들을 가리키는 듯하다. 그러나 호 4:6의 비난의 대상을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호 4:6이 속해있는 호 4:4-10의 전달대상이 누구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호 4:4-10의 첫 단락인 호 4:4의 전달대상을 밝혀내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왜냐하면 호 4:4과 호 4:6의 청중/대상은 문맥상 동일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호 4:4의 청중/대상은 누구인가?


호 4:4은 호세아서의 난해 구절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특히 호 4:4의 청중/대상이 누구인지를 파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심지어 번역본들도 저마다 다른 해석을 제시하며 혼란을 가중시킨다. 그렇다면 과연 호 4:4 후반절의 말씀을 듣는 청중/대상은 누구인가? 학자들마다 다양한 견해를 제시하지만, 호 4:4의 대상의 정체에 관해서는 대체로 이스라엘 백성으로 보는 견해와 제사장으로 보는 견해로 나누어진다.


이스라엘 백성으로 보는 견해


정중호 교수는 호 4장을 호 4:1-3과 호 4:4-19로 나누는 전통적인 구분을 거부하며, 호 4:1-19을 하나의 단위로 취급할 것을 제안한다. 그는 호 4:1에 등장하는 “들으라”는 요청이 호 5:1에도 동일하게 등장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호 4장 전체를 하나의 예언 단위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그는 이스라엘을 청중으로 지칭하는 모습이 호 4:1과 15-16절에 동일하게 등장하는 점에 주목하면서 호 4장 전체를 이스라엘 청중을 향해 전달된 하나의 단위로 강조한다. 결론적으로 그는 호 4:4을 포함하여 호 4:1-19의 대상이 제사장 그룹이 아닌, 이스라엘 백성이라고 결론짓는다. 그는 호 4장의 청중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또한 4-19절이 제사장과 제의에 관한 심판 예언이라는 주장이 있으나 이는 잘못된 주장이다. 왜냐하면 4, 6, 9절에 제사장이라는 단어가 나타나지만 제사장을 향해서 말하거나 제사장을 비판하는 말은 아니다. 4장 전체는 일관성 있게 청중인 이스라엘 백성을 향한 말씀이다"


이와 같이 호 4:4의 대상을 이스라엘로 간주하는 학자들은 호 4:4이 제사장과 같은 지도자들의 가르침에 반역을 행하는 이스라엘의 교만을 지적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만약 호 4:4의 대상을 이스라엘 백성으로 간주하면, 자연스럽게 4:5-6의 대상도 이스라엘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바로 이어지는 5-6절은 구체적인 특정 대상을 향해 전달되고 있다. 특히 6절은 “제사장”(!hEåK;mi)에 관한 언급을 부각시키기 때문에, 4절의 대상과 6절의 대상을 이스라엘로 규정하는 시도는 어려움에 봉착한다.


제사장으로 보는 견해


호세아서를 연구하는 많은 학자들은 호 4:4-6의 청중을 이스라엘로 간주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그 청중을 제사장으로 간주한다. 흥미롭게도 호 4:4-6의 대상을 제사장으로 보는 견해는 본문을 수정하는 입장과 본문 그대로를 보존하는 입장으로 크게 구분될 수 있다. 필자는 본문을 수정하지 않는 한글개역개정과 NIV의 번역을 선호하며, 호 4:4-6의 청중을 제사장으로 판단한다. 실제로 호 4:5의 구조는 제사장의 문제를 더욱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호 4:5의 히브리어 본문은 “넘어진다”는 표현과 “낮과 밤”이라는 표현을 병행시키면서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두 지도자 층의 죄악상을 강조한다.


A. 넘어지겠고(T'äl.v;k')
      B. 낮에(~AYëh;)
A’. 넘어지리라(lv;ók')
      B’. 밤에(hl'y>l"+)


여기서 “넘어지다”라는 히브리어 동사, “카솰”(lv;K')은 “흔들리다”, “비틀거리다”는 의미를 갖는다. 그러므로 “넘어지다”는 단순히 실수로 넘어진다는 의미보다는 정신을 잃어버릴 정도로 걷지 못하고 “비틀거리며 넘어지는” 상태를 뜻하며 술에 만취된 모습을 연상시킨다. 여기서 “너”로 표현되는 선지자와 함께 비틀거리며 넘어지는 자들은 문맥상 민족 이스라엘보다는 제사장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실로 이스라엘의 지도자 층에 해당하는 제사장과 선지자가 주야로 비틀거리며 넘어지는 현실은 이스라엘의 영적인 상태를 암시해 준다. 더욱이 호 4:6의 주제적 교차대구구조는 제사장의 문제가 무엇인지 더욱 구체화시킨다.


A. 백성의 지식 상실(t[;D"_h; yliäB.mi yMiÞ[; Wmïd>nI)
     B. 지식을 버린 제사장의 직무유기(T's.a;ªm' t[;D:äh; hT'úa;-yKi()
         C. 제사장의 직무박탈(yliê !hEåK;mi ‘^as.a'(m.a,w>)
     B’ .율법을 잃은 제사장의 직무유기(^yh,êl{a/ tr:äAT ‘xK;v.Tiw:)
A’. 자녀의 상실(ynIa")-~G: ^yn<ßB' xK;îv.a,)


호 4:6은 호 4:5에 묘사된 제사장들의 비틀거림과 그에 따른 영적 타락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보여준다. 제사장들의 타락은 결과적으로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지식을 알지 못하는 비극을 초래하였다. 제사장들의 중요한 임무 가운데 하나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율법을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바르게 가르치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술에 취하고 방탕한 삶을 탐닉함으로써 하나님의 율법을 올바로 교육하고 가르쳐야 할 자신의 사명을 잊어버렸다. 그로 인해 백성들 역시 여호와에 대한 지식을 알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게 되었다. 그러므로 호 4:6은 영적 지도자들의 직무태만이 곧바로 백성들의 영적인 수준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준다(말 2:7-8 참조).


목회적 적용


호 4:4-6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가르치고 인도해야 할 막중한 책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도리어 죄악에 빠져 비틀거리며 넘어지는 제사장의 타락상은 일반 백성들의 모습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가르치는 한국 교회 지도자들의 책임과 의무를 되돌아보게 한다. 이런 점에서 제사장들의 부패함을 지적하는 호 4:6의 메시지는 한국 교회 지도자들을 향해 선포되는 하나님의 준엄한 경고의 말씀이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호 4:6을 설교할 때, 목회자들은 여호와를 아는 지식의 결핍의 문제를 일방적으로 일반백성들에게 적용시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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