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학적 겸손에 대하여

조회 수 35628 추천 수 0 2014.02.26 19:53:19

해석학적 겸손에 대하여

제가 유학 중 박사과정을 처음 시작할 때였습니다. 저의 지도교수님과 박사과정을 위한 첫 만남을 가질 때였습니다. 저의 박사과정은 지도 교수님 연구실에서 지도 교수님과 일대일로 만나서 진행되는 과정이었습니다. 첫 박사과정 수업을 시작하던 날, 저의 지도 교수님은 제게 "세훈! 이 수업은 내가 자네에게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시간만은 아니라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을 들은 저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아서 "교수님! 저는 교수님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저는 교수님께 배우기 위해 박사과정을 시작했는데 이 시간은 교수님께서 제게 가르치시는 시간이 아닌지요?"라고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러자 교수님은 "이 시간은 서로가 배우는 시간이라네. 나는 서구에서 공부했고 자네...는 한국과 같은 동양에서 공부했으니 나는 자네로부터 한국의 관점을 배우고, 자네는 나로부터 서구적 관점을 배울 수 있지. 이 수업은 서로가 배우고 가르치는 시간이라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사야서의 대가께서 제게 배우시겠다고 말씀하시는 순간 큰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는 박사과정을 시작할 때, 교수님의 말씀을 통해 무엇이 참 지식인지를 먼저 깨닫게 되었습니다. 요즘 지식을 좀 쌓았다고, 좀 배웠다고, 좀 안다고 우쭐대는 저 자신을 바라볼 때마다 지도 교수님의 그 말씀을 기억하며 다시 해석학적 겸손으로 돌아가고자 노력한답니다. 자신의 지식을 절대화하지 않고 타인을 향해 경청의 자세를 가지며 심지어 배우려는 태도를 가질 때, 우리의 지식은 더욱 견고해 질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우리의 대화와 만남이 서로에게 배움과 가르침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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