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암의 나병 심판은 모세의 잘못을 지적했기 때문일까?

12:1

 

요즘 한국 교회는 교회 지도자들의 부패와 스캔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자신의 문제를 성찰하고 반성하는 지도자들이 있는가 하면, 그 반대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거나 그것을 은밀히 덮고자 시도하는 이들도 있다. 더욱이 말씀을 전하는 목회자들이 성경본문을 임의로 사용하여 자신의 문제를 지적하는 평신도들을 향해 주의 종(?)에게 도전하는 자는 하나님의 심판을 받는다고 겁박한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예를 들면 민 21:1에서 미리암은 모세가 구스여인과 결혼한 것을 문제 삼아 모세에게 도전하다 급기야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나병에 걸리고 만다. 그리하여 어떤 목회자들은 민 21:1에 등장하는 미리암의 경우를 강조하면서 하나님께서 세운 지도자가 비록 잘못을 했더라도 그것을 지적하며 공격하는 행위는 하나님의 저주를 받게 된다고 강하게 경고하기도 한다. 그러나 민 21:1에 나타나는 미리암의 나병 심판은 모세의 잘못을 지적한 결과 때문인가? 이 질문에 답하기에 앞서 우리는 민 12:1에 등장하는 모세의 구스 여인과의 결혼을 보다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모세의 결혼은 중혼인가 재혼인가?

 

모세의 구스 여인과의 결혼과 관련하여 학자들은 많은 의견을 제시하였다. 이들의 견해들은 간략하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어떤 이들은 모세와 결혼한 구스 여인을, 십보라로 간주한다. 이들은 구스라는 지명이 십보라의 출신지인 미디안을 의미하며(3:7), 궁극적으로 모세가 십보라와의 결혼한 것 자체를 미리암이 문제삼는다고 해석한다. 그러나 미리암이 모세가 십보라와 결혼한 사실을 이제와서 뒤늦게 문제를 제기 한다는 것은 설득력을 상실한다. 둘째, 몇 몇 학자들은 십보라가 본문에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모세가 십보라와 결별을 하고 구스 여인과 다시 결혼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예를 들면 아브라함과 야곱과 같은 구약의 여러 족장들에게 나타나는 일부다처의 경우가 모세에게도 나타났다고 본다. 그러나 출애굽한 후 시내산에서 거룩한 십계명과 율법의 계명들을 전달받은 모세가 일부일처를 강조하는 율법의 정신을 어기고 일부다처를 쉽사리 감행했을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다. 또한 십보라에 대한 언급이 없다고 해서 모세가 십보라와 결별했다고 결론을 짓는 것도 지나친 논리의 비약이다. 한편 요세푸스의 기록(Antiquity of Jews, Book 2, chapter 10)에 의하면, 모세는 젊은 시절 전쟁을 치르기 위해 이디오피아 지역으로 군사원정을 갔으며, 그 때에 이 여인을 만나서 결혼을 했으나 이 여인을 그 곳에 두고 돌아왔다가 후일에 다시 이 여인을 아내로 맞아 들였다고 한다. 만약 그렇다면 십보라는 모세의 둘째 부인이 되며, 이 경우 역시 모세의 일부다처를 암시하기 때문에,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셋째, 혹자는 모세가 십보라의 사망 후 구스 여인과 재혼했을 것이라고 추론한다. 다시 말해 본문에서 십보라가 더 이상 언급되지 않는다는 점은 모세와 십보라와의 이혼 혹은 결별보다는 십보라의 사망을 암시하고 있으며, 구스 여인과의 결혼은 매우 자연스러운 재혼의 과정으로 이해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도 마지막 세 번째 해석이 가장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미리암의 문제

 

만약 모세가 십보라의 사망 후 구스 여인과 재혼을 했다면 미리암이 제기하는 문제의 핵심은 무엇인가? 모세의 재혼 자체가 문제인가 아니면 재혼의 상대가 문제인가? 전 부인과 사별 후 재혼하는 것은 결코 문제가 될 수 없을 것이다. 아마도 미리암은 구스 여인을 재혼의 상대로 받아들인 모세의 선택을 문제 삼았을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재혼의 상대로서 구스출신이 문제가 되는 것인가? “구스라는 지역은 정확히 지금의 어느 곳을 가리키는지는 불명확하다. 다만 렘 13:23구스라는 지역에 대한 추측을 가능케 한다.

 

구스인이 그의 피부를, 표범이 그의 반점을 변하게 할 수 있느냐 할 수 있을진대 악에 익숙한 너희도 선을 행할 수 있으리라

 

영어 성경은 구스이디오피아로 번역한다.

 

“Can the Ethiopian change his skin, or the leopard his spots?” (KJV)

“Can the Ethiopian change his skin or the leopard its spots?” (NIV)

 

어떤 학자들은 구스사람들을, 피부색이 검은 누비아인들”(Nubians)로 간주하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구스사람은 아마도 이스라엘 백성들보다는 피부색깔이 다소 검은 사람들이었던 같다. 아마도 미리암은 모세가 왜 이스라엘 백성과는 다른 피부색을 지닌 이방 여인과 재혼을 했는가 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을 가능성이 크다. 만약 모세가 피부색이 검은 이방 여인과 재혼을 했다면 그것이 문제가 되는 것인가? 이 구스 여인은 분명 이스라엘이 출애굽할 당시 이스라엘과 함께 애굽을 떠났던 수많은 이방인 무리들 가운데 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이스라엘 자손이 라암셋을 떠나서 숙곳에 이르니 유아 외에 보행하는 장정이 육십만 가량이요 수많은 잡족과 양과 소와 심히 많은 가축이 그들과 함께 하였으며”(12:37-38)

 

이 여인이 이스라엘을 따라 출애굽하여 모세가 믿는 여호와를 자신의 신으로 받아들였다면, 그녀는 비록 이방여인이라 할지라도 이스라엘과 동등한 언약 공동체의 회원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만약 그녀가 믿음으로 언약 공동체의 회원이 되었다면, 모세의 재혼은 아무런 문제가 될 수 없다. 구약에서 이방여인과의 결혼 금지는 이방신을 섬기는 여인과의 결혼을 금지한 것이지 이방 출신의 여인과 결혼을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예를 들면, 룻은 이방 여인임에도 불구하고 여호와를 믿는 신앙을 선택함으로 인해 이스라엘의 정식 회원으로 인정받았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피부색과 이방출신을 문제삼는 미리암의 편협되고 왜곡된 태도가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다. 나아가 이런 잘못된 시각을 근거로 삼아 모세의 권위를 흔들고자 했던 미리암의 속내와 본심은 마침내 여호와 앞에서 노출되며 급기야 하나님의 심판을 불러일으킨다.

 

목회적 적용

 

이상으로 우리는 모세의 구스 여인과의 결혼에 대한 다양한 견해와 아울러 미리암의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살펴보았다. 비록 구스 여인의 출신에 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가능하지만, 분명한 점은 본문 자체가 이 여인과의 결혼 자체를 문제 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세가 잘못을 했지만 미리암이 그 잘못을 덮지 못하고 공격했기 때문에 심판을 받았다는 해석은 본문의 의도와 무관하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선포해야 하는 목회자들은 민 12:1을 근거로 삼아 하나님의 심판을 선언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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