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 그 실패의 역사의 교훈

조회 수 4825 추천 수 0 2018.07.23 09:25:39

구약, 그 실패의 역사의 교훈

창세기에서 말라기까지 구약의 흐름은 이스라엘의 실패의 연속을 강조합니다. 아담도 실패했고, 노아도 말년은 술 취하여 벗은 몸으로 등장하며, 노아의 후손들은 바벨탑을 쌓습니다. 아브라함으로부터 다시 하나님의 언약이 연속되지만 야곱의 이야기는 인간의 술수와 속임의 반복을 보여줍니다. 출애굽한 이스라엘의 모습은 불순종과 반항으로 점철됩니다. 어디 그 뿐입니까? 왕조의 역사는 더 비참합니다. 열왕기서는 우상숭배와 불의로 가득한 북이스라엘과 남 유다의 비극적 참상을 매우 구체적으로 기술합니다. 물론 간간히 매우 완벽해 보이는, 모범적인 신앙의 인물들이 등장하지만(요셉,여호수아, 다니엘 등등), 믿음에서 떠난 인물들, 신앙의 삶에서 결국 실패한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훨씬 더 많이 소개됩니다(예를 들면, 사사기, 열왕기, 선지서를 보라).

그러면 구약은 왜 이토록 성공한 이야기보다 실패한 이야기를 훨씬 더 많이 기술하고 있는 것일까요? 대답은 매우 간단합니다. 성공한 이야기보다는 실패한 이야기에 더 깊은 관심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과연 한국 교회는 구약의 성공한 인물 혹은 모범적인 인물보다 실패한 자들 혹은 심판 받은 자들의 이야기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을까요? 목회자들의 구약 설교에는 이렇게 흔하디 흔한 실패한 자들의 이야기보다는, 구약에서 간간히 등장하는 성공적인 인물 (혹은 신앙적으로 볼 때 매우 이상적으로 비춰지는 인물)들에 더 많이 초점을 두는 경우들을 봅니다.

그럼 왜 설교자들과 성도들은 그토록 길게 나열되고 있는 실패한 자들의 이야기보다는, 성공적인 인물들에 집중하는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목회자들도 성공을 갈망하고, 성도들도 성공을 목말라 하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합니다(물론 모든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그런 것은 아닐 것입니다). 구약에서 그토록 많이 소개되는 실패의 이야기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은 성공을 성취하고픈 우리의 욕망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실패와 절망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성공 스토리를 통해 위로와 소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도 설교자의 몫입니다. 그러나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는 자신의 문제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반성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실패한 자들에게 실패의 이야기가 꼭 부정적으로 비춰질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모범적인 이야기를 아예 배제시키고 실패의 이야기만을 다루라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구약에서 지루하리만큼(?) 길게 소개되는 이 실패의 역사와 교훈에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우리 시대의 현실이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매일 매일 실패를 경험하는 저에게 구약의 숱한 실패의 이야기는 도전과 자극이 될 뿐만 아니라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저만 실패한 것이 아니었음을, 저만 낙오자가 아니었음을, 그리고 실패를 통해 다시 회복을 예비하시는 은혜의 손길이 있음을 깨닫기 때문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9 기대하지 않았던 식사한끼의 열매 TOV 2018-08-06 4715
78 내 안에 사는 바리새인 TOV 2018-07-23 4707
77 하나님의 질문과 겸손에 이르는 지식 TOV 2018-07-23 5077
» 구약, 그 실패의 역사의 교훈 TOV 2018-07-23 4825
75 시 4:1-8 설교 묵상 TOV 2017-12-16 12191
74 시 3:1-8 설교 묵상 TOV 2017-12-16 11087
73 시 2:10-11 설교 묵상 TOV 2017-12-16 11054
72 시 2:7-9 설교 묵상 TOV 2017-12-16 11268
71 시 2:1-6 설교 묵상 TOV 2017-12-16 11337
70 시 1:5-6 설교 묵상 TOV 2017-12-16 11180
69 시 1:1-3 설교 묵상 TOV 2017-12-16 11193
68 욜 2:28-32은 오늘날의 소위 예언과 환상을 지지하는가? TOV 2016-11-18 27828
67 웃사의 죽음, 그 만의 책임인가?(삼하 6:1-8) TOV 2016-11-18 35184
66 바로의 완악함(출 4-14장) 누구의 탓인가? TOV 2016-09-11 29482
65 나단이 필요하다 TOV 2016-09-11 25809
64 창 6:1-4에 등장하는 하나님의 아들들은 누구인가? TOV 2016-07-18 29026
63 월튼의 창세기 논쟁 TOV 2015-08-10 42420
62 유럽에 대한 잘못된 관심과 접근 TOV 2015-08-10 31652
61 하나님의 라이벌? TOV 2015-08-10 30988
60 함의 저주(창 9:20-27)에 대한 오해와 진실 TOV 2015-08-08 41907